타임폴리오의 '돌풍'…헤지펀드 2위로 도약

입력 2017-02-07 18:35  

한국형 헤지펀드시장, 삼성·미래에셋운용 '양강구도' 흔들

설립 1년 만에 7600억 끌어모아
자문사 시절 운용펀드 13년 연속 수익…강남 재력가에 입소문
서울대 투자동아리 출신 황성환 대표…'멀티매니저 시스템' 도입



[ 김우섭 기자 ]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할거하던 한국형 헤지(사모)펀드 시장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시작됐다. 설립한 지 1년밖에 안 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작년 한 해 7600여억원을 끌어모으며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. 대기업 계열이 아니라 신생 운용사가 기존 ‘양강 체제’에 균열을 몰고 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.


◆1위 자리 넘보는 타임폴리오

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문사에서 운용사로 전환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7688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업계 2위로 등극했다. 1위인 삼성자산운용(1조488억원)과의 격차는 2800억원으로 줄었다. 업계 2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(5823억원)은 이 바람에 3위로 밀려났다.

지난해 5월 첫 헤지펀드를 내놓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두 달여 만에 약 4000억원을 유치하며 돌풍을 일으켰다. 펀드업계 수익률 부진 속에 지난해에도 5%대 수익률을 내자 연말에 2179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들어왔다.

2011년 12월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주로 대형 자산운용사가 주도해왔다. 도입 초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‘명장한국주식롱숏 1호’는 500억원 안팎을 끌어모아 선두에 올랐다. 하지만 출시 후 1년 동안 -8% 안팎의 수익을 내는 등 고전했다. 2013년부터는 꾸준한 운용 성과를 낸 삼성자산운용(2013년 말 기준 5102억원)이 설정액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. 2위는 자문사 시절 ‘차·화·정’(자동차와 화학, 정유주) 투자로 뛰어난 성과를 낸 브레인자산운용과 공모주식형 펀드에서 강점을 보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번갈아 차지했다. 브레인자산운용은 2015년부터 헤지펀드 수익률이 나빠지면서 현재는 설정액이 2504억원으로 줄었다. 2015년 이후 줄곧 2위였던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해 12개 헤지펀드가 평균 -0.38%의 수익률을 내는 데 그쳐 추가 자금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.

◆2003년 이후 매년 플러스 수익률

운용업계에선 판매망이 부족하고 대형사에 비해 ‘이름값’이 떨어지는 신생 타임폴리오운용의 선전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. 이 회사의 전체 인력은 30여명에 불과하다.

타임폴리오운용이 단기간에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2003년 설정된 ‘타임사모펀드’의 꾸준한 수익률 덕분이다. 6개월 단위로 수익금을 결산하는 이 펀드는 지난 13년(26기) 동안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았다. 2013~2015년에도 연평균 33.26%의 수익률을 올렸다. 이 때문에 강남 재력가 사이에선 이 회사 펀드 가입 열풍이 불었다. 1인당 평균 가입 금액이 20억원 안팎에 달할 정도다. 현재 이 회사는 효율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소프트클로징(잠정 판매중단)을 했다.

이 회사를 이끄는 황성환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. 기존 제도권 펀드매니저와는 거리가 멀다. 군 제대 후 서울대 주식투자동호회에서 1999~2001년 코스닥에 투자해 400억원대의 돈을 벌었다. 이후 대우증권 특채로 고유자산운용팀에서 일하긴 했지만 2년 만에 그만둔 뒤 자문사를 운영해왔다.

자금 운용 시스템도 기존 운용사와 다르다. 한 명의 팀장이 모든 투자를 총괄하지 않고 주식과 대체투자(AI), 글로벌매크로, 메자닌(CB BW) 등 담당 펀드매니저를 따로 두는 ‘멀티매니저 시스템’을 적용하고 있다.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지 않기 위해 연초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공격적인 투자 대신 손실을 만회하는 데 집중한다. 안형진 타임폴리오운용 본부장은 “한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운용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”며 ”하락 폭이 컸던 업종 대장주를 중심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”고 말했다.

김우섭 기자 duter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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